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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 제다 및 홍해(Red Sea) 방문 후기

by 중동_아프리카 생활 정보 2025. 4. 16.

제다 코르니쉬 해변

 

 

 

 

 

사우디아라비아의 항구 도시 제다(Jeddah)는 홍해 연안에 위치한 국제적인 도시로, 이슬람 성지 메카와 메디나로 가는 관문 역할을 해왔습니다. 제다는 과거 수백 년 동안 홍해를 통해 아프리카와 아시아, 유럽을 잇는 교역의 중심지였으며, 현재는 사우디의 경제와 문화 개방 정책 속에서 세계적인 관광·상업 도시로 자리매김하고 있습니다. 홍해는 세계적으로도 독특한 생태계와 아름다운 해양 환경을 자랑하며, 다이빙·스노클링 명소로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이번 방문에서는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지정된 제다 올드타운(알-발라드), 홍해 다이빙과 해양 체험, 그리고 현대적인 제다의 문화와 예술 현장을 심층적으로 경험했습니다. 이 글에서는 단순한 관광 후기를 넘어, 위치 정보와 역사적 배경, 현지 문화적 의미까지 더해 제다와 홍해가 가진 진정한 매력을 깊이 있게 소개합니다.

 

제다 올드타운(Al-Balad)과 역사 유적 탐방

제다의 구시가지 알-발라드(Al-Balad)는 제다를 이해하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장소 중 하나입니다. 이곳은 7세기경 아랍 해상 무역의 중심지로 성장했으며, 홍해를 통해 수많은 무역상과 순례객이 드나들던 역사적 거점이었습니다. 제다는 메카로 향하는 순례객들이 반드시 거쳐야 하는 도시였기에, 종교적·문화적 교차로로서 특별한 의미를 가집니다. 알-발라드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어 있으며, 산호석을 이용한 전통 건축물들이 지금까지도 보존되어 있어 제다의 과거를 생생히 보여줍니다.

이 지역의 가장 큰 특징은 건축 양식입니다. 집과 상점은 홍해에서 채취한 산호석과 진흙 벽돌로 지어졌으며, 외벽에는 나무로 만든 발코니인 ‘마슈라비야(Mashrabiya)’가 설치되어 있습니다. 이는 더운 사막 기후에서도 환기와 그늘을 제공하는 지혜로운 전통 건축 양식으로, 알-발라드만의 독특한 미적 아름다움을 형성합니다. 거리마다 늘어선 건물은 세월의 흔적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으며, 현지 정부는 이러한 건축물 보존을 위해 복원 작업을 지속적으로 진행 중입니다.

볼거리로는 전통 시장(수크)이 빠질 수 없습니다. 그중에서도 수크 알-알라위(Souk Al-Alawi)는 제다에서 가장 크고 오래된 시장으로, 수세기 동안 아프리카·인도·중동을 잇는 무역의 중심이었습니다. 현재도 향신료, 금과 은 장신구, 전통 직물, 아라비아 의상 등을 판매하고 있으며, 길거리에 늘어선 가게들은 활기찬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현지인과 어울려 흥정하는 경험은 단순한 쇼핑을 넘어 문화 교류의 장이 됩니다.

또한 올드타운에는 유서 깊은 모스크들이 자리합니다. 그중 알-샤피 모스크(Al-Shafi Mosque)는 제다에서 가장 오래된 모스크 중 하나로, 초기 이슬람 건축 양식을 그대로 보여줍니다. 이곳은 지역 사회의 신앙과 전통을 대표하는 상징적 공간입니다. 관광객은 정해진 규칙을 지키며 모스크 외부를 관람하거나, 특별 허가가 있을 경우 내부를 둘러볼 수 있습니다.

알-발라드를 여행하며 가장 인상적이었던 점은 이곳이 단순한 유적지가 아니라 ‘살아있는 역사’라는 사실입니다. 좁은 골목길에는 여전히 주민들이 거주하며, 전통적인 삶의 방식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동시에 일부 건물은 카페, 갤러리, 문화 공간으로 탈바꿈하여 젊은 예술가와 창작자들이 활동하는 공간으로 활용되고 있습니다. 제다 올드타운은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독특한 공간으로, 도시의 정체성을 가장 잘 보여주는 곳입니다.

 

홍해(Red Sea) 다이빙과 해양 체험

홍해는 전 세계 다이버들에게 ‘꿈의 바다’로 불릴 만큼 아름다운 해양 생태계를 자랑합니다. 제다 해안에서 불과 몇 킬로미터 떨어진 곳에도 풍부한 산호초 군락과 다양한 열대어가 서식하며, 청정한 수질 덕분에 수중 가시거리가 20미터 이상 확보되는 곳이 많습니다. 이 때문에 제다는 사우디 현지인뿐만 아니라 국제 다이버들에게도 인기 있는 목적지로 꼽힙니다.

제가 체험한 다이빙 코스는 제다 북부의 오베르(Oberoi Beach)와 파루산 제도(Farasan Banks) 인근이었습니다. 파루산 제도는 특히 손상되지 않은 산호초와 다양한 해양 생물로 유명합니다. 바닷속에 들어가자 형형색색의 산호들이 장관을 이루었고, 그 사이를 헤엄치는 나비고기, 앤젤피시, 무리를 지은 바라쿠다 등 수많은 어종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가끔은 바다거북이나 가오리, 심지어 작은 상어를 마주치는 일도 드물지 않다고 합니다.

홍해의 매력은 다이빙에 국한되지 않습니다. 스노클링, 제트스키, 카약, 요트 세일링 등 다양한 해양 액티비티를 즐길 수 있습니다. 특히 요트 투어를 통해 홍해의 푸른 바다와 사막이 만나는 장엄한 풍경을 감상할 수 있으며, 해 질 무렵 수평선 위로 떨어지는 석양은 여행의 하이라이트였습니다. 바다 위에서 보는 붉게 물든 석양은 그야말로 홍해의 이름을 실감하게 합니다.

사우디 정부는 현재 ‘레드 씨 프로젝트(Red Sea Project)’라는 대규모 개발 계획을 추진 중입니다. 이는 홍해 연안을 세계적인 럭셔리 관광지로 육성하는 프로젝트로, 50개 이상의 리조트와 수십 개의 섬 개발, 친환경 에너지 기반 인프라 구축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단순한 관광 개발이 아니라 지속 가능한 관광 모델을 지향하며, 산호초와 생태계 보존에도 큰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이러한 개발은 제다와 홍해를 향후 세계적인 관광 허브로 도약시키는 원동력이 될 것입니다.

홍해에서의 경험은 단순한 레저를 넘어, 자연의 경이로움을 직접 마주한 시간이었습니다. 바닷속에서 느낀 평온함과 동시에 생명의 활기는 지금도 잊을 수 없는 기억으로 남아 있습니다. 제다를 여행하는 이들에게 홍해 체험은 반드시 추천할 만한 활동이라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습니다.

 

제다의 현대적 매력과 문화 예술

제다는 전통과 역사를 간직하면서도 현대적 매력과 국제적인 감각을 갖춘 도시로 빠르게 발전하고 있습니다. 그 중심에는 해안선을 따라 조성된 제다 코니쉬(Jeddah Corniche)가 있습니다. 이곳은 수 킬로미터에 걸쳐 바닷가 산책로, 공원, 예술 조각품들이 설치되어 있으며, 저녁이 되면 가족 단위 방문객과 관광객들로 북적입니다. 세계에서 가장 높은 분수로 기록된 킹 파하드 분수(King Fahd Fountain)도 이곳에 위치해 있으며, 최대 300미터까지 물줄기가 치솟아 야경 명소로 유명합니다.

제다는 또한 사우디아라비아의 예술과 문화 개방을 상징하는 도시 중 하나입니다. 매년 열리는 제다 아트 위크(Jeddah Art Week)는 중동 최대의 현대미술 행사 중 하나로, 전 세계 갤러리와 작가들이 참여합니다. 도시 곳곳에 설치된 현대적인 조형물과 벽화는 과거의 전통 건축과 대조되며, 제다가 단순한 상업 도시를 넘어 문화 도시로 성장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현지 음식 문화도 제다의 또 다른 매력입니다. 제다는 항구 도시답게 해산물 요리가 발달했습니다. 홍해에서 잡아 올린 새우, 생선, 오징어를 아라비아 향신료와 조리법으로 요리한 구이와 튀김은 꼭 맛봐야 할 별미입니다. 또한 전통적인 아라비아 음식인 만디(Mandi), 카브사(Kabsa)는 현지 가정식 식당이나 시장에서 쉽게 접할 수 있습니다. 국제 도시답게 이탈리안, 인도, 일본 등 다양한 세계 요리를 제공하는 고급 레스토랑도 많아 미식가들에게도 만족스러운 여행지가 됩니다.

제다는 종교적 관문으로서의 전통적 역할뿐 아니라, 점점 더 현대적이고 국제적인 도시로 변모하고 있습니다. 구시가지 알-발라드에서 과거를 체험하고, 홍해에서 자연의 경이로움을 즐긴 뒤, 도심에서는 예술과 문화를 만끽하는 여정은 제다 여행의 진정한 매력이었습니다. 도시가 가진 다층적인 정체성은 방문객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깁니다.

 

결론

사우디 제다와 홍해 여행은 단순한 관광이 아닌, 역사와 문화, 자연을 동시에 경험한 특별한 시간이었습니다. 알-발라드에서는 수백 년간 이어져 온 전통 건축과 시장을 통해 제다의 뿌리와 과거를 느꼈고, 홍해에서는 세계적으로 손꼽히는 다이빙 명소에서 자연의 경이로움을 체험했습니다. 또한 현대적인 제다의 해안가와 문화 예술 현장은 도시가 변화와 전통을 동시에 품고 있음을 보여주었습니다. 결론적으로 제다는 과거와 현재, 전통과 현대가 공존하는 독특한 도시이며, 홍해와 함께 세계적인 관광지로 성장할 잠재력이 무궁무진합니다. 앞으로 사우디 관광 개방 정책이 본격적으로 진행됨에 따라 제다는 중동을 넘어 세계적인 여행 중심지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확신합니다. 여행을 준비하는 이들에게 제다와 홍해는 반드시 경험해야 할 매력적인 목적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