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르단에서 살면서 페트라(Petra)는 5번도 넘게 방문 했었는데 갈때마다 새롭고, 옛날에 어떻게 저렇게 돌산에 저런 건축물을 지을 수 있었을까하는 궁금증을 만들어 주었던 장소 입니다.
페트라는 단순한 고대 유적지가 아닌 것 같아요. 붉은 사암 절벽을 깎아 만든 신전과 무덤, 수도 시스템까지 수천 년 전 도시 문명의 정수를 보여주는 살아 있는 박물관 같아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이자 세계 7대 불가사의 중 하나로 꼽히는 페트라는 매년 수십만 명의 방문객들이 끊이지 않고 찾는 곳이죠.
하지만 그 넓이와 고도차, 유적의 밀도는 하루만으로는 모두 체험하기 어려운 것이 사실입니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직접 방문한 경험과 현지 가이드의 조언을 토대로, 1일 코스와 2일 코스의 차이점과 각각의 장단점 소개하고, 여행자별 맞춤형 일정을 추천 드리려고 해요.
페트라 유적지 개요 – 왜 하루로는 부족할까?
페트라는 기원전 4세기경 나바테아 왕국의 수도로 번성했습니다. 실크로드, 향신료 무역로의 교차점에 위치한 이 도시는 정교한 수로 시스템, 건축 기술, 석조 조각으로 찬사를 받고 있으며, 오늘날까지도 30%도 채 발굴되지 않았을 만큼 방대한 규모를 자랑합니다.
입구에서 가장 유명한 보물창고(Al-Khazneh)까지는 약 2km 거리의 시크(Siq) 협곡을 지나야 하며, 이후 로마식 극장, 왕릉 거리, 대성전, 그리고 해발 800m에 위치한 수도원(Ad Deir)까지 이어지는 전체 루트는 15~18km에 이릅니다.
페트라를 하루에 둘러볼 경우, 핵심 명소 몇 곳만 빠르게 돌아보게 되며, 감상보다는 소진에 가까운 일정이 됩니다. 반면, 2일 코스로 접근할 경우 조망 포인트, 고지대 유적, 마이너 트레일까지 모두 경험할 수 있어, 여행의 질 자체가 달라집니다.
1일 코스 구성 – 꼭 봐야 할 핵심만 빠르게
우선 입장권은 50JD(요르단 디나르)이며, 요르단 거주증을 소지하고 있으면 입장료가 1JD로 아주 저렴합니다. 1일 코스는 대부분의 여행사와 개인 자유 여행자들이 선택하는 일정입니다. 이 코스는 다음과 같은 루트를 따릅니다:
- Visitor Center → Siq 협곡 (약 2km)
- Al-Khazneh (보물창고) → Street of Facades
- Roman Theater → Royal Tombs → Great Temple
- Qasr Al-Bint까지 도달 후 회귀
도보 총 거리: 약 8~10km / 소요 시간: 4~6시간 단축 팁: 마차(2인용), 당나귀, 낙타 등 이동 수단 활용 가능 (단 유료, 협상 필요)
장점은 짧은 일정 안에서도 세계적 명소를 직접 경험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특히 보물창고 앞에서의 감동은 어떤 유적과도 비교할 수 없으며, 인디애나 존스의 장면을 그대로 따라 걷는 느낌이 들기도 합니다.
하지만 단점도 분명합니다. Ad Deir(수도원)과 같은 고지대 명소는 도달하기 어려우며, 체력 부담 때문에 중간중간 생략하게 되는 구간도 생깁니다. 여름철엔 오전 7시 이전 입장이 필수이며, 오후 2시 이후는 고온으로 관람이 어렵습니다. 또한 주말(금, 토)은 현지인까지 많아 혼잡합니다.
2일 코스 구성 – 감동을 확장하는 체험의 여행
2일 일정은 55JD 입장권으로 구매할 수 있으며, 첫날은 1일 코스와 동일한 동선을 걷되, 속도 조절과 유적지 내 세부 감상에 더 집중할 수 있습니다. 특히 고대 수도 시스템, 무덤 내부의 부조, 시장터의 흔적까지 주의 깊게 살펴볼 수 있어, 유적의 디테일을 놓치지 않는 장점이 있습니다.
둘째 날에는 다음과 같은 고지대 및 부가 루트를 활용할 수 있습니다:
- Ad Deir(수도원): 약 850개 계단을 오르면 나타나는 웅장한 신전으로, 규모와 고도감에서 보물창고 이상이라는 평을 받음.
- High Place of Sacrifice: 제물 바치는 장소였던 고대 제단. 이곳에서 보는 일출과 일몰은 절경.
- Al-Khubtha Trail: 보물창고를 정면에서 내려다볼 수 있는 뷰포인트. 관람객이 적어 고요한 감상이 가능.
이틀 코스는 숙박을 요르단 와디무사(Wadi Musa)에 예약해야 하며, 게스트하우스부터 4성급 호텔까지 다양하게 분포되어 있습니다. 대부분 숙소는 페트라 입구와 도보 10분 이내 거리에 있어, 오전 조기 입장도 수월합니다.
또한 2일 코스는 시간 여유가 있어, 현지 가이드와 동행하거나 오디오 가이드를 활용해 유적의 의미와 배경을 깊이 있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고대 종교의 상징, 로마제국과의 관계, 그리고 페트라의 몰락까지 다양한 이야기를 듣는 것은 여행을 역사 탐방 수준으로 격상시킵니다.
1일 vs 2일 – 여행 목적별 선택 가이드
항목 | 1일 코스 | 2일 코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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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 대상 | 시간이 짧은 여행자, 단체 관광객 | 자유여행자, 역사·문화 애호가 |
관람 범위 | 보물창고 ~ 왕릉 거리 | 수도원, 제단, 트레일 포함 전 구역 |
총 거리 | 8~10km | 15~18km |
입장권 비용 | 50JD | 55JD (2일권) |
포인트 | 빠른 하이라이트 감상 | 깊이 있는 해설 및 감상 |
결론 – 하루도 좋지만, 이틀은 완전히 다르다
페트라의 경관은 말로 표현하기에는 많이 부족합니다. 세계 7대 불가사의로 꼽히는 것에 전혀 손색이 없는 2천 년 전 인류 문명의 도시, 종교와 교역, 그리고 생존의 흔적이 새겨진 거대한 암석 도시입니다. 하루로도 그 감동의 단면은 충분히 느낄 수 있지만, 단 하루만 더 투자하면 ‘다른 차원’의 여행이 가능해집니다.
시간이 여유롭고 체력이 가능하다면 반드시 2일 코스를 선택해 보세요. 수도원의 정적, 제단에서 바라보는 일몰, 그리고 빈 협곡을 걷는 새벽의 감동은 결코 잊히지 않을 페트라의 진짜 얼굴입니다.
요르단을 간다면, 페트라는 꼭 가야 하고,
페트라에 간다면, 하루보다는 이틀이 필요합니다.
※ 사진 촬영은 오전 9시 이전이 가장 좋으며, 반드시 물과 모자를 준비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