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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울라 (Al Ula) 사막 속 유네스코 유적지, 히즈라 유적 여행

by 중동_아프리카 생활 정보 2025. 8. 1.

알울라 (Al Ula) 사막 속 유네스코 유적지, 히즈라 유적

 

 

 

오늘은 요르단 페트라와 같이 과거 나바테아 왕국의 일부 중 하나인 히즈라 유적지에 대해 소개해 드리려고 해요.

사막의 중동 답게 사우디아라비아 북서부 사막 한가운데 위치한 알울라(Al Ula)는 과거 나바테아 왕국의 중심 도시였으며, 지금은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히즈라(Hegra) 유적지를 품고 있는 역사적 보물입니다. 피라미드보다 오래된 묘지, 절벽을 깎아 만든 신비로운 무덤들, 그리고 고대 문명의 흔적들이 현대의 기술과 관광 트렌드와 만나며 세계인의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알울라의 역사, 히즈라 유적의 문화적 가치를 소개하고, 실제 여행 시 도움이 될 실용적인 정보까지 자세히 안내합니다.

 

알울라와 히즈라의 역사적 배경

알울라 지역은 인류 문명의 주요 교역로였던 인센스 루트(향료 무역로)의 핵심 지점이자, 나바테아 왕국이 사막 한가운데에 세운 교역 및 종교 도시였습니다. 지금으로부터 약 2000년 전, 알울라는 로마 제국과 아라비아를 잇는 중계지로서 엄청난 전략적 가치를 지녔으며, 당시 중동의 실크로드라 불릴 만큼 다양한 민족과 문화가 이곳을 오갔습니다.

히즈라 유적은 이 알울라 지역의 대표적인 고고학 유산으로, 2008년 사우디아라비아 최초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바 있습니다. 이 유적지는 약 111개의 고대 무덤이 절벽과 바위산에 새겨진 형태로 보존되어 있으며, 무덤의 외벽에는 당시 사용된 나바테아 문자와 로마식 건축양식이 혼합된 장식들이 뚜렷이 남아 있습니다.

히즈라는 과거 ‘마다인 살레’(Mada'in Saleh)로도 불렸으며, 이슬람 성경 꾸란에도 등장하는 지역입니다. 사막의 신비로움과 함께 금욕적인 건축미, 그리고 나바테아인들의 섬세한 조각술은 유적을 바라보는 이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깁니다. 고대 페트라와 매우 유사한 스타일로 조성된 무덤들은, 페트라 이후 나바테아 왕국의 문화가 남부로 확장되었음을 보여주는 중요한 단서이기도 합니다.

 

히즈라 유적지의 건축적 특징과 문화적 가치

히즈라 유적지에서 가장 눈에 띄는 특징은 ‘단일 바위 절벽을 그대로 깎아 만든 무덤’입니다. 대표적인 무덤 중 하나인 Qasr al-Farid는 ‘외로운 성’이라는 뜻을 가진 유적물로, 단일 암석에 새겨진 단 하나의 무덤이며, 그 완성도와 독립성에서 상징적인 건축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이 무덤은 위쪽부터 조각을 시작해 아래로 내려오는 방식으로 제작되었으며, 4층 구조의 정면에는 코린트식 기둥과 삼각형의 지붕 장식, 신전 형태의 입구가 적용되어 있습니다. 이와 같은 설계 방식은 나바테아 왕국이 로마와 헬레니즘 문화의 영향을 받았다는 것을 방증합니다.

또한, 일부 무덤의 입구에는 경고문이 새겨져 있는데, 이는 무덤 도굴을 방지하려는 조치로, “이 무덤을 침범하는 자는 신의 저주를 받을 것”이라는 문구가 발견되기도 했습니다. 이처럼 히즈라 유적은 단순한 고대 무덤이 아닌, 당시 사람들의 신앙, 사후 세계관, 계급 사회, 예술 감각을 종합적으로 보여주는 유산입니다.

문화적으로도 히즈라 유적은 과거와 현재를 연결하는 가교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21세기에 들어서며 사우디 정부는 알울라 지역 전체를 ‘살아 있는 박물관’으로 탈바꿈시키기 위한 프로젝트를 본격화했으며, 프랑스 문화재청과의 협약을 통해 보존 및 복원 작업이 지속적으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특히, 알울라는 중동지역에서 관광 인프라가 급속히 성장하고 있는 사례로, 유적 보존과 현대 관광산업이 어떻게 조화를 이루는지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모델입니다.

 

알울라 여행자들을 위한 실용 가이드

알울라는 사우디아라비아 비전2030 정책의 일환으로, 관광을 통한 경제 다각화를 목표로 개발 중인 주요 지역입니다. 과거 외국인 접근이 어려웠던 폐쇄적인 지역이었지만, 현재는 전 세계 여행객들에게 문을 활짝 열고 있으며, 문화유산, 자연, 럭셔리 관광이 어우러진 복합 문화 도시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습니다.

교통 및 접근성:
알울라 국제공항(AlUla International Airport)이 2021년부터 개항하면서 두바이, 리야드, 제다 등 주요 도시에서 직항 노선이 개설되어 이동이 매우 편리해졌습니다. 공항에서 유적지까지는 차량으로 약 30~40분 거리이며, 관광 셔틀과 투어버스, 렌터카 등을 이용할 수 있습니다.

최적의 방문 시기:
사막 기후 특성상, 10월~3월 사이가 가장 쾌적한 여행 시기입니다. 낮 기온은 20~28도 사이로 온화하며, 밤에는 쌀쌀한 기온이 나타나므로 겉옷을 준비하는 것이 좋습니다. 여름철(6~8월)은 40도 이상의 폭염이 이어지므로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티켓 및 투어:
히즈라 유적은 사전 예약제로 운영되며, 개별 관광보다는 가이드 투어를 통한 입장이 일반적입니다. 공식 홈페이지 또는 현지 관광 플랫폼을 통해 예약이 가능하며, 입장료는 약 95~120 SAR(약 3만~4만 원 수준)입니다. 투어에는 영어 해설과 함께 유적지 내부의 주요 지점들을 차량과 도보로 이동하며 관람할 수 있습니다.

숙소 및 편의시설:
알울라 지역에는 Habitas AlUla, Banyan Tree AlUla 같은 럭셔리 리조트를 비롯해 중급 호텔과 부티크 스타일의 숙소도 다양하게 갖추어져 있습니다. 사막 속 글램핑 체험도 가능하며, 지역 특산 요리를 제공하는 레스토랑, 전통 카페, 문화 전시관도 곳곳에 위치하고 있어 불편함 없이 여행을 즐길 수 있습니다.

체험 활동:
히즈라 유적 외에도 알울라에서는 열기구 체험, 별 관측 투어, 사막 트래킹, 전통 음악 공연 등 다양한 체험이 제공됩니다. 특히 겨울 시즌에는 Winter at Tantora라는 문화 축제가 열려, 클래식 콘서트, 미디어 아트, 지역 장인의 작품 전시 등 다양한 문화 프로그램을 접할 수 있습니다.

 

결론: 고대와 미래가 공존하는 사막의 심장, 알울라

알울라를 방문하는 것은 단순한 유적지 관람을 넘어, 인류의 역사와 문명이 한 지점에서 만난 거대한 서사를 직접 체험하는 일입니다. 고대 로마의 흔적을 레바논이라는 이국적인 장소에서 발견하는 그 자체가 특별한 감동을 줍니다.

알울라와 히즈라 유적은 과거 사막 문명의 위대함을 말없이 증명해주는 존재입니다. 이곳은 나바테아인들이 남긴 석조 유산을 통해, 인류가 사막 한가운데서 어떻게 문화와 예술, 종교, 정치체계를 발전시켜 왔는지를 보여줍니다. 동시에, 현대 사우디아라비아의 비전과 개발 정책은 이 고대 유산을 단순히 과거에 머물게 하지 않고, 미래 관광의 자산으로 재창조하고 있습니다.

유네스코가 보호하는 문화유산이자, 세계인이 사랑하는 관광 명소로 떠오른 알울라. 그곳을 직접 방문하는 것은 사막의 침묵 속에서 수천 년 전의 문명과 조용히 대화하는 특별한 경험이 될 것입니다. 단순한 여행지를 넘어, 인류 문화의 깊이를 이해할 수 있는 이 유적은 오늘날에도 여전히 살아 숨 쉬며, 우리의 기억과 기록 속에 깊이 새겨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