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두바이는 처음으로 세계에서 가장 비용이 높은 도시 순위 Top 10에 진입했습니다. 글로벌 경제 분석기관인 이코노미스트 인텔리전스 유닛(EIU)의 ‘2025 세계 생활비 보고서’에 따르면, 두바이는 뉴욕, 런던, 취리히, 홍콩과 함께 세계에서 생활비가 가장 높은 도시 반열에 올라섰습니다. 이는 단순한 부동산 가격 상승뿐만 아니라, 전반적인 물가, 외식비, 교육비, 교통비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입니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왜 두바이가 고비용 도시가 되었는지, 무엇이 가격 상승을 주도했는지, 그리고 그 안에서 살아가는 중산층은 어떤 생존 전략을 세워야 하는지까지 심층적으로 다뤄보겠습니다.
왜 두바이가 세계 고비용 도시로 진입했을까?
두바이의 생활비 상승은 단순한 부동산 버블이 아닙니다. 다양한 요인이 중첩되며 가격 구조 자체가 재편되고 있습니다. EIU에 따르면 두바이의 세계 고비용 도시 순위는 2023년 18위, 2024년 12위였으며, 2025년에는 사상 처음으로 Top 10에 진입했습니다.
다음은 주요 상승 요인입니다:
- 부동산 가격 상승: 2023~2025년 동안 평균 임대료 38% 상승
- 물가 인플레이션: 에너지 및 수입 식품 가격 상승
- 사교육·의료비: 외국인 대상 국제 학교, 사설 병원의 급등
- 비자 및 보험료: 장기 거주자 대상 필수 항목의 꾸준한 인상
특히 부동산 임대료의 상승세는 중산층에게 큰 압박입니다. 예를 들어, 2022년 기준 월 6,000 AED(약 2,268,000원)이던 1베드룸 아파트가 2025년에는 평균 8,500 AED(약 3,213,000원)까지 상승했습니다. 같은 기간 외식비도 평균 25% 이상 상승했으며, 프랜차이즈 커피 한 잔의 평균 가격이 25 AED(약 9,450원)를 넘겼습니다.
이처럼 주거, 식비, 교육, 교통 등 생존에 필수적인 항목 전반에서 가격 상승이 이뤄졌기 때문에 두바이는 더 이상 ‘외국인이 살기 좋은 세금 없는 도시’가 아닌, ‘고비용 고경쟁 도시’로 전환되고 있습니다.
가격 상승을 주도하는 산업 구조 변화
두바이의 가격 상승은 단순한 수요 증가가 아닌 산업 구조의 변화가 핵심입니다. 과거 오일 중심 경제에서 관광, 무역, 핀테크, 교육, AI 산업 등으로 다변화되면서 도시의 중심 소비층이 바뀌었습니다.
① 고소득 외국인 인재 유입
글로벌 기업의 중동 본사가 두바이로 집중되면서, 연봉 1억 원 이상의 외국인 전문가들이 대거 유입됐습니다. 이들은 고급 주거지, 프리미엄 교육기관, 개인 헬스 트레이너, 고가의 외식 문화 등을 주도하며, 전반적인 시장 가격을 끌어올리고 있습니다.
② 럭셔리 부동산의 팽창
두바이 마리나, 다운타운, 팜 주메이라 등은 이제 슈퍼 리치 투자자의 고급 빌라 및 펜트하우스 시장으로 전환됐습니다. 중산층이 접근 가능한 지역은 외곽으로 밀려나고 있으며, 교통비 및 시간 비용이 늘고 있습니다.
③ 관광객 대상 상업화
세계 3위 관광도시로 부상한 두바이는 외식, 쇼핑, 숙박, 레저 산업이 모두 ‘관광객 기준’으로 가격이 책정되고 있습니다. 현지 거주자에게는 쿠폰, 멤버십, 지역민 할인 등의 수단 없이는 일상 유지 비용이 매우 비싸졌습니다.
④ 수입 의존형 소비시장
두바이는 식료품, 생활용품, 의약품, 자동차 부품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어 글로벌 물류비 상승, 환율 변동에 직접 영향을 받습니다. 2024~2025년 동안 국제 해상운임의 상승과 환율 변동성이 계속되면서, 기본 생필품조차 평균 15~20% 인상된 상태입니다.
두바이 중산층 생존 전략 – 절약과 최적화가 핵심
이처럼 급변하는 비용 구조 속에서 두바이 중산층은 여러 방식으로 생존 전략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아래는 실거주자 및 장기 체류자들이 실제로 실천 중인 전략입니다.
① 외곽 지역 거주 선택
렌트 부담을 줄이기 위해 Downtown, Marina, Business Bay 대신 JVC, Dubailand, Al Qusais 등 외곽 지역의 신축 아파트나 빌라를 선택하는 이들이 많아지고 있습니다. 평균 렌트 비용은 최대 40%까지 절약 가능합니다.
② 공동 주거 및 쉐어 하우스
중산층 1인 가구의 경우, 침실별로 나누어 렌트하는 쉐어 하우스를 선택하는 비율이 크게 증가했습니다. 특히 직장인, 디지털 노마드들이 다수 선택하는 방식으로, 평균 월 렌트 2,500~3,500 AED(945,000~1,323,000원) 수준입니다.
③ 자녀 교육 최적화
국제 학교의 연간 학비가 60,000~100,000 AED(약 2,268만~3,780만 원)에 달하는 가운데, 일부 학부모들은 커리큘럼이 탄탄한 중위권 IB학교, 온라인 국제학교, 홈스쿨링 등을 선택하며 비용을 최적화하고 있습니다.
④ 현지 멤버십 적극 활용
두바이 정부 또는 사기업이 운영하는 Entertainer 앱, Fazaa 카드, Esaad 멤버십 등은 외식, 헬스장, 병원 등에서 최대 50%까지 할인 혜택을 제공합니다. 실제로 이들 앱은 중산층의 ‘생활비 필수템’으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⑤ 대중교통 및 하이브리드 차량 활용
두바이 메트로, RTA 버스, Nol 카드의 이용률이 급증 중이며, 차량 보유 시 하이브리드 혹은 전기차를 선택해 유류비 및 주차 비용 절감을 도모하고 있습니다.
결론: 고비용 도시가 된 두바이, 삶의 전략이 더 중요해진 시대
두바이가 세계 고비용 도시 순위 Top 10에 진입했다는 것은 그만큼 글로벌 도시로서의 매력을 인정받았다는 반증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거주자, 특히 중산층에게는 이전보다 훨씬 세밀한 재정 전략과 라이프스타일 설계가 필요해졌음을 의미합니다.
이제 두바이는 더 이상 ‘세금 없는 파라다이스’만은 아닙니다. 스마트 소비, 주거 전략, 커뮤니티 정보 공유 등 다양한 방식으로 ‘살기 좋은 도시’로 만들어가는 것이 각자의 몫이 되었습니다. 급변하는 글로벌 경제 속에서, 두바이는 미래형 도시의 가능성과 동시에 ‘현실적 삶의 균형’을 고민해야 하는 도전의 땅으로 바뀌고 있습니다.